수도권서 기업 공장설립 요건 갖춰



 
- 삼성전자ㆍ하이닉스 경기도와 협의

삼성전자 등이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배후 산업단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곳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등의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대기업의 공장 설립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은 이 곳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경기도와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30일 고덕신도시 내 택지지구 면적을 당초 계획한 1746만 1000㎡에서 1351만 6181㎡로 줄이는 내용의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변경 및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정부는 대신 396만 6000㎡를 따로 떼어서 신도시 배후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공동 시행자인 경기도와 한국토지공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산업단지는 주한미군 기지가 이전하는 평택시에 대해 일정 혜택을 주기 위한 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대기업도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곳이다. 현행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실상 수도권에서 대기업들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 어렵게 돼 있다.

법은 성장관리권역에 대해 △현지 근린공장(생활소비재 관련) 또는 건축자재업종에 한해 5000㎡ 신ㆍ증설 △14개 업종 (컴퓨터입룰력 장치및 기타주변기기 제조업, 바이오드 트랜지스터, 전자집적회로 제조업) 등은 기존 공장면적의 100% 이내 증설을 허용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 같은 제한으로 대기업들은 수도권에서 공장을 새로 짓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택시의 경우 첨단업종 중심의 61개 업종에 대해 공장 신ㆍ증설을 허용한 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고덕 산단엔 대기업들이 공장을 규모에 상관없이 지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업종자체가 대기업 업종이라 사실상 대기업 공장 신증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계발계획에 따르면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음향 등의 제조업이 들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공장 설립을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고덕산단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대기업들이 공장을 신설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곳"이라며 "삼성전자 등 몇몇 업체에서 공장을 짓겠다며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도 역시 대기업의 공장을 유치하면 신도시 자족기능이 높아지고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수도권에 많은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덕에 삼성전자의 공장이 들어서면 기존 경기 수원·기흥∼화성 동탄∼평택 고덕∼충남 아산 탕정을 잇는 중부권에 삼성 반도체 벨트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이미 "삼성전자가 들어올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번져있다.